추운 겨울이면 전주에 가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처마 위에 잘빠진 초승달이 내걸리면, 뒷짐 지고 어슬렁어슬렁 골목을 돌아 선술집을 찾아간다. 삐걱거리는 나무의자에 앉아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따라오는 안주가 주렁주렁이다. 알딸딸하게 취기가 돌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온 길을 되짚어간다. 볼을 스치는 찬 겨울바람에 장작 타는 내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코끝이 빨개져서 돌아온 한옥 별채, 다소곳이 깔린 이불 속 뜨끈한 아랫목이 마음까지 덥혀 온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라는 전주시의 캐치프레이즈는 언제 들어도 안성맞춤이다 싶다. 게다가 음식 맛 좋기로 정평이난 전라도 아닌가. 전주에 가면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 짐을 꾸릴 때부터 신이 난다.
막걸리 골목마다 다양한 안주가 푸짐
'전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비빔밥' 과 '한정식' 이다. 하지만 전주가 어딘가. 전라도의 중심 도시 아닌가. 비빔밥과 한정식 말고도 맛난 음식들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술, 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다.
전주에서는 대게 막걸리를 시키면 안주가 절로 따라 나오는 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안주 고르고 말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무슨 안주가 나오느냐는 어느 주막, 어느 주모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푸짐한 만큼은 전주 어딜 가나 매한가지다. 대게 처음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홍어무침, 계란찜, 돼지껍데기, 단호박찜, 두부김치, 꼬막, 홍합탕, 석이버섯, 누룽지 튀김 등 10여 가지 안주들이 따라 나온다. 안주는 막걸리를 더 시킬 때마다 서너 개씩 더 추가되는데, 주막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삼합, 닭도리탕, 해물파전, 족발 등 '덤' 이 아닌 제대로 된 '음식' 들이다. 술보다는 맛있는 '전주식 안주' 를 즐길 요량이라면 '술꾼'몇을 앞장세우면 되겠다! 전주에는 곳곳에 막걸리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전주시내 대표적 막걸리타운인 삼천동 막걸리골목을 비롯해 평화동, 서신동, 효자동, 경원동, 인후·우아동 막걸리골목이 있는데 골목마다 주요 안주가 다르니 미리 알아보고 가자.
아이도 어른도 즐거운 전통 체험 가득
전주는 900년 견훤이 세운 후백제의 수도로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꽃피운 발상지이기도 하다. 역사의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는 전주에서도 특히 한옥마을은 도심권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한옥의 변천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700여 채의 한옥과 함께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이 가능한 문화시설, 아기자기한 공방, 찻집 등이 모여 있어 전주만의 멋과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한 하룻밤 정도는 머무는 것이 기본! 전주한옥마을에는 저마다 특색 있는 20곳의 전통한옥체험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한옥에 따라서는 김치담기, 가야금 병창 체험하기, 한지만들기, 명상다례체험 등 다양한 테마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동행했다면, 전통 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을 찾아가보자. 만들기는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줄뿐더러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전통 공예를 통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도 함께할 수 있다. 한옥마을 골목길마다 작은 공방들이 들어서 있는데 저마다 부채만들기, 한지만들기 등 전통공예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체험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1만원 이내의 체험비용으로 직접 만든 작품도 가져갈 수 있다.
한옥마을에 도착했다면 여장을 풀고 우선 관광안내소나 민박집에서 미리 지도를 받아 꼭 가고 싶은 주요 명소를 챙겨 보자.
한옥마을 내에는 100년 된 아름다운 전동성당부터 조선 태조의 영정(影幀)을 봉안한 경기전, <혼불>의 저자 최명희 문학관, 전통한지원과 전통술박물관 등이 위치해 있다.
작은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전주한옥마을에는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돌담 아래, 골목길 모퉁이마다 아기자기한 이야깃거리가 넘쳐 난다. 한옥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아침산책을 권한다. 겨울 늦깎이 해가 시린 새벽을 깨울 무렵, 돌담길을 따라 걸어 보시길.
우현선
여행작가
- 본 기사는 '소비자를 위한 열린마루 2012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웹진의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식약청 웹진 ‘열린마루’ 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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